이번엔 이탈리아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여러나라를 거쳐, 이탈리아로 왔는데 이나라의 자동차 브랜드는
이름만 봐도 가슴이 뛰는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그중 빨간차의 상징인 페라리를 먼저 알아봅니다.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페라리는 단순한 브랜드 이상의 존재다. 엔진이 내뿜는 포효, 유려한 곡선미, 그리고 레이싱 트랙 위에서의 찬란한 승리들. 모두가 하나의 단어로 귀결된다. Ferrari.
많은 이들이 말한다. 언젠가는 페라리를 소유하고 싶다고. 하지만 그 욕망은 단순히 빠른 차를 갖고 싶은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페라리는 역사를 품고 있으며, 그 역사 속엔 수많은 전설적인 순간들과 명차들이 있다.
나 역시 자동차 콘텐츠를 다루며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페라리의 역사와 주요 모델 이야기다. 단순히 ‘비싼 차’라는 인식을 넘어서, 페라리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슈퍼카 브랜드가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페라리의 창립부터 현대 슈퍼카에 이르기까지, 그 빛나는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고자 한다.
엔초 페라리, 그리고 스쿠데리아의 시작
페라리 이야기는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엔초 페라리.
1898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태어난 엔초는 어린 시절부터 자동차 경주에 매료됐다. 그는 레이싱 드라이버로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그의 진정한 열망은 자동차를 만드는 데 있었다.
1929년, 엔초는 스쿠데리아 페라리(Scuderia Ferrari)를 창립한다. 처음엔 알파 로메오의 경주팀으로 출발했으나, 그의 이름은 곧 자동차 레이싱계에서 독립적인 브랜드로 자리잡는다.
이 시기는 단순한 출발점이 아니었다. 스쿠데리아 페라리는 곧 이탈리아 모터스포츠의 상징이 되었고, 엔초는 ‘사람들이 타고 싶어 하는 차’가 아닌 ‘사람들이 반드시 타야만 하는 차’를 만들고자 했다.
제 2차 세계대전과 브랜드의 독립
1940년대, 제 2차 세계대전은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엔초 역시 알파 로메오와 결별하고 독립을 결심한다.
1947년, 페라리의 역사적인 첫 모델인 125 S가 탄생한다.
- 엔진: 1.5리터 V12
- 출력: 약 118마력
- 특이사항: V12 엔진 설계가 페라리의 DNA로 자리잡는 계기
125 S는 즉각적으로 레이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페라리 이름에 힘을 실었다. 엔초는 경주에서 얻은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겠다는 철학을 일관되게 지켰고, 이 철학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르망 24시와 포뮬러 원의 전설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는 페라리가 레이싱계에서 본격적으로 전설이 되는 시기였다.
페라리는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수차례 우승하며 브랜드 명성을 공고히 했다. 특히 1960~1965년 사이 페라리는 르망을 지배했으며, 이 시기의 차들은 오늘날에도 클래식카 경매에서 천문학적 가격으로 거래된다.
포뮬러 원에서도 페라리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1952년 알베르토 아스카리가 페라리 최초의 F1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왔고, 이후 수많은 월드 챔피언이 페라리와 함께했다.
- 니키 라우다
- 미하엘 슈마허
- 킴미 라이코넨
- 세바스찬 베텔
- 최근의 샤를 르클레르와 카를로스 사인츠
나는 직접 F1 현장에서 엔진 사운드를 들었을 때의 전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소리는 단순한 기계음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심장 박동처럼 느껴졌다.
페라리의 명차들
페라리는 수많은 명차를 탄생시켰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모델들을 소개한다.
250 GTO
- 출시 연도: 1962
- 엔진: 3.0리터 V12
- 출력: 약 300마력
- 특징: 클래식카 경매에서 세계 최고가 기록
250 GTO는 단 36대만 생산됐다. 최근 경매에서 약 7천억 원에 낙찰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F40
- 출시 연도: 1987
- 엔진: 2.9리터 V8 트윈터보
- 출력: 약 478마력
- 특징: 페라리 40주년 기념 모델
F40은 엔초가 생전에 승인한 마지막 페라리였다. 나는 이 차를 실제로 시승한 적이 있는데, 터보랙이 있음에도 폭발적인 가속감과 경량 바디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Enzo Ferrari
- 출시 연도: 2002
- 엔진: 6.0리터 V12
- 출력: 약 660마력
- 특징: F1 기술을 그대로 적용
이 모델은 엔초 페라리의 이름을 직접 사용한 모델로, 당시로서는 최신 F1 기술을 그대로 담았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와 에어로다이내믹 설계가 눈부셨다.
LaFerrari
- 출시 연도: 2013
- 엔진: 6.3리터 V12 + 하이브리드
- 출력: 총 963마력
- 특징: 페라리 최초의 하이브리드 하이퍼카
LaFerrari는 환경 규제와 고성능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요소를 조화시킨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출력은 무려 963마력에 달한다.
SF90 Stradale
- 출시 연도: 2019
- 엔진: 4.0리터 V8 터보 + 전기모터
- 출력: 총 1,000마력
- 특징: 순수 전기 주행 모드 탑재
최근 발표된 SF90 Stradale는 전기모터로만 25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나는 이 차가 앞으로의 페라리 전략을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페라리의 미래, 전기차로 향하다
환경 규제와 시장의 변화 속에서 페라리 역시 전기차 시대로 발을 들이고 있다.
CEO 베네데토 비냐는 2025년 첫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많은 팬들이 전기차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페라리의 상징이었던 V12 엔진음과 전기 모터의 무소음은 분명 극단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라리는 단순히 ‘친환경차’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전기차에서도 감성과 퍼포먼스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희망을 본다. 페라리는 수십 년간 레이싱 트랙에서 기술을 쌓아왔다. 그것이 전기차 시대에서도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