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브랜드의 역사와 정체성 (닛산의 고급 전략, 북미 중심 전개)

 

 

이번엔 일본의 또다른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인피니티는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이죠. 탄생 배경과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브랜드의 탄생 –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의 서막

1980년대 후반, 일본 경제는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내구성과 연비를 앞세운 실용 중심 차량으로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고급차 시장은 여전히 유럽 브랜드의 독무대였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3대 제조사인 도요타, 혼다, 닛산은 각각 고급 브랜드를 개발하기로 하고,

• 도요타는 렉서스(Lexus),
• 혼다는 아큐라(Acura),
• 닛산은 **인피니티(INFINITI)**를 1989년에 북미 시장에 동시에 런칭합니다.

인피니티는 ‘무한(∞)’을 의미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닛산이 기술, 디자인, 고객 경험에 있어 기존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브랜드였습니다. 이들의 첫 데뷔 모델은

• Q45: V8 엔진, 후륜구동, 고급 내장재, 유압 서스펜션을 갖춘 플래그십 세단
• M30: 쿠페 기반의 감성 모델

특히 Q45는 당시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를 직접 겨냥한 모델로, 성능과 기술력은 뛰어났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측면에서 렉서스에 비해 열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디자인과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북미 소비자들에게는 운전의 즐거움이 살아있는 대안적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2. 북미 중심 전략 – 유럽보다 미국, 실용보다 감성

인피니티는 초창기부터 미국 시장 전용 브랜드처럼 전개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닛산의 주요 수출 시장이 북미였고, 고급차 수요가 뚜렷하게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의 주요 전략은 렉서스가 ‘정숙성과 품질’을 강조한 반면, 인피니티는 **‘운전의 즐거움(Fun to Drive)’**과 감성적 디자인을 강조했습니다. 이 전략은 이후 Q45 외에도

• G35 / G37 세단과 쿠페 (BMW 3시리즈 대항마),
• FX35 / FX50 (프리미엄 SUV의 역동성을 강조한 크로스오버)
  등을 통해 실현되었습니다.

특히 G 시리즈는 전륜 기반의 아큐라보다 후륜 기반 스포츠 성향이 강해, 젊은 소비자층과 드라이빙을 즐기는 오너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유럽형 고급차들이 주는 고급감과는 다른, 실용성과 감성을 조화시킨 일본형 럭셔리로서의 정체성이 형성된 시기입니다.

이와 동시에 인피니티는 딜러 경험 개선, 서비스 품질 강화, 고객 응대 차별화 등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힘썼습니다. 렉서스에 비해 시장점유율은 낮았지만, 브랜드 충성도 면에서는 꾸준한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3. 글로벌 전략 변화와 정체성 재정립

2000년대 중반 이후, 인피니티는 북미 외에도 유럽, 중국, 중동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려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 2008년에는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 2014년에는 브랜드 본사를 일본 요코하마에서 홍콩으로 이전하여 글로벌 전략 허브를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디젤 차량 미보유, 인지도 부족 등의 이유로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고, 2020년을 기점으로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대신 미국, 캐나다, 중국, 중동, 러시아 등 프리미엄 시장 규모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피니티는 새로운 네이밍 전략(Q 시리즈), 디자인 언어(“Powerful Elegance”), 전동화 전략 등을 통해 정체성을 재정립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모델들은

• VC-Turbo(가변압축 터보 엔진)
• e-POWER 기반 하이브리드 기술 적용 예정
  등 기술적 혁신도 동반되고 있습니다.

브랜드 방향성도 “닛산과의 기술적 차별화”보다, 닛산의 전동화 기술을 프리미엄화하는 방식으로 전환 중이며, 프리미엄 전동화 브랜드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인피니티는 일본 고급차 브랜드 중에서도 운전의 재미, 감성 중심의 럭셔리를 추구하는 브랜드로, 북미 중심의 전략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정체성을 발전시켜왔습니다. 렉서스가 정숙함과 품질 중심의 브랜드라면, 인피니티는 퍼포먼스와 디자인, 감각적 UX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해온 브랜드입니다. 앞으로 전기차 시대를 맞아 인피니티는 다시금 정체성을 강화하고, 닛산의 전동화 기술과 결합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